좁은 자취방

날개단약속|2017/05/30|閲覧数 890

 




대학 다닐 때였다.

친한 친구가 학교 바로 앞에 자취방이 있다면서 놀러 오라고 했다.

친구의 자취방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생겼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친구를 따라갔다.


친구를 따라 어떤 건물 2층에 가니 ‘여성전용’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간판 왼쪽으로 긴 복도 양쪽으로 문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친구는 중간쯤에 서서는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어 방문을 열었다.


간판에 가리어져 반만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 하나,

그리고 한 명이 누우면 꽉 찰 것 같은 비좁은 침대,

식탁 겸 책상 겸 화장대 겸 잡다한 물건으로 가득한 책상 하나가 전부였다. 


“여기 좁지 않아?”

“뭐 잠만 자고 바로 나가니까 그렇게 불편한 것은 없어.”

“네 명이 정자세로 앉아있으면 꽉 차겠다.”

“그래도 햇볕은 들어오잖아. 저번 달까지 창문 없는 곳에 있다가 옮긴 거야.”

“너 진짜 고생한다.”


나는 내가 얼마나 감사한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금방 날아가고 친구와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어느덧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 

친구에게 과자 들고 자주 놀러 오겠다고 약속하며 헤어졌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친구를 본다며 시골에서 친구 아버지가 올라오셨다.

아버지는 친구가 대학 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해서 오셨다고 했다.

친구는 아버지를 모시고 자취방을 보여드렸다.


방문을 열고 방을 살피자마자 아버지는 대성통곡을 하셨다.

“아니, 이게 무슨 꼴이냐. 어떻게 여기서 잔단 말이야!”

“아빠, 나 아무렇지 않아. 괜찮아.”

“괜찮긴 뭐가 괜찮아! 당장 짐부터 싸. 네가 뭐가 아쉽다고 이런 데 있어!”

아버지는 친구가 그런 곳에 지내는 것이 자신 탓 같아서 더 한탄해 하셨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묘한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상황에서 나는 ‘친구 불쌍하다. 잘해줘야지.’ 생각했고, 

그 친구의 아버지는 방을 보자마자 대성통곡을 하셨지...

어쩜 반응이 이리도 다를까?’


진정 사랑하는 자의 마음은 다른 것 같다.

나는 그곳에서 여전히 나의 삶을 살아갔고, 아버지는 그곳에서 딸의 삶을 느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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