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개구리 꿈틀 깨고, 고양이는 자리잡았다 by 날개단약속

  

 

 

개구리 꿈틀 깨고, 고양이는 자리잡았다  



   달력은
   우수, 입춘을 지나 경침에 이르렀다
   기후의 변화,
   나보다 자연만물들이 더 깨어서
   준비하고 맞이한다

 

   경칩! 생소하다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때가 되어 ‘벌떡’ 하고 깨어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연고이다
   그저 달력 속의 낱말들
   내가 시골에서 살았더라면
   경칩이라는 딱딱한 말 대신
   푸르뎅뎅 윤기 흐르는 개구리
   직접 보며 느낄 수 있었을텐데
   아숩다

 

   개구리가 깨어나는 날 나는
   다시 깨어난 고양이를 보았다
   겨우내 자동차 본네트(보닛)밑에서
   꾸먹꾸먹 난방살이 하더니
   벌써 그네들의 명당자리에 터~억 하니 자리 잡고 앉아있다

 

   경칩에 개굴개굴 개구리 보지 못하고
   도시생활, 인근주민 같이 사는
   고양이 그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개구리 꿈틀 깨어났지만,
   고양이 벌써 자리 잡았다.

 

조회수
11,123
좋아요
0
댓글
4
날짜
2009/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