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일을 끝내고 새벽 1시에 잤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난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감기기운이 있어 몸이 무겁다.
몸을 비틀거리면서 거실 바닥에 앉아 기도를 드렸다.
몸이 피곤하니 몸이 흐트러져 있다. 두 손을 쥐고 있지만 힘이 없다.
목소리도 점점 기어들어간다. 빨리 끝내고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방에는 따뜻한 이불이 항시 대기 중이다.
기력은 없고 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니 기도를 제대로 잡을 리가 없다.
나름 기도가 잘되는가 싶더니 갑자기 길에서 벗어나 들판으로 막 달리기 시작한다.
감사기도를 드리다가 엉뚱하게 다른 기도가 나온다.
겨우 기도를 붙잡고서 길을 걷는데 기도가 안 된다. 기도가 제자리만 뱅뱅 돈다.
제 맘대로 날뛰는 기도, 길도 없이 막 가는 기도,
어휴... 이 망아지 같은 기도.
기도는 이제 막 태어난 망아지 같다.
내가 체력 다해 심정 다해 기도를 강하게 끌고 가야 한다.
그래야 기도가 따라가게 된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거나 딴 생각을 하거나 힘을 빼게 되면
바로 산으로 들로 도망을 간다. 그러면 도로 원점이다. 다시 기도를 시작해야 한다.
처음부터 강하게 끌고 갔으면 나중에는 수월할 텐데,
날뛰는 기도 잡느라 기도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고 힘은 힘대로 빠진다.
기도가 잘 되면 한 시간을 넘게 해도 피곤함이 없는데,
기도가 잘 안되고 헤매면 십 분을 기도해도 허망하고 지친다.
안되겠다 싶어서 기도가 잘 안되니 제발 내 기도 좀 잡아달라고 하나님께 간구 드렸다.
내가 힘이 약해 도무지 안 되겠다고 그제야 하나님을 찾았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큰 동아줄로 망아지같이 날 뛰던 내 기도를 붙잡아서
겨우 기도의 길대로 인도해주셨다.
아, 카우보이 하나님 땡큐베리감사해요. 체력, 심력, 영력을 빵빵하게 키워서 기도할게요!
이 망아지야.
내일 새벽엔 널 꽉 묶어서 기도의 산을 뛰어 올라 갈 테니 두고 보자.
우리 모두 망아지 한 마리씩 끌고 정상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