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 고생해서
나 대학원 공부 시켰네
전망 없는 사학과 가서
죽도 밥도 아닌 공부해서
취직도 못했네
그러다
시집가서 애 셋 낳고
어언 9년
막내 셋째
오늘부터 어린이집 고고씽
한가하게
수영하고 교회 와서 말씀보니
전화가 오네
알바자리 났다네
경사났네
경사났어
우리엄마 고생해서
나 공부시켰더만
병설유치원
청소겸보조
알바한다네
아싸
애들 간식비라도 벌겠다며
좋아하지만
우리엄마
이 소식 들으면
욕한바가지 얻어 먹겠네
내 나이 41
스쿨 나온지도
오래
이제는
실속이다
체면이고 뭐고 없다
우리엄마 실망시켜
미안하지만
인생이야 그럴 수도 있지
그러나
엄마가 모르고 있는 한 가지
엄마 나 천국에 취직 했어요
매일 보석이 쏟아져요
엄마 고생한 거 갚아주고 싶어요
이 못난 딸
세상 기준 버리고 바라봐줘요
내가 엄마 책임질 수 있어요
영원한 천국알바 안 짤리는 내 평생 일자리
나 공부 헛 공부한 거 아니지?
결코 아니지
주님 나오래 공부시킨 이유 있지
내 머리 안 좋은 거 아시고 오래오래
공부시켰지
나도 이제 어엿한 알바생
주님이 행할 알바자리 주셨으니
감사하며 충성하며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