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チャンポンの味by 날개단약속

 

 

 


 


“진짜 맛있는 짬뽕집을 발견했어.”

축구 하고 온 신랑의 얼굴에서 환희가 느껴졌다.
“얼마나 맛있기에 그래?”
“다른 집과 국물 맛이 묘하게 달라. 다음 주에 생일 겸 한번 먹으러 가자.”


3일 뒤 그토록 극찬하던 식당에 왔다.
신랑은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짬뽕만을 시켰다.


“음식 나왔습니다.”
비주얼로는 보통 짬뽕집과 다를 게 없었다.
정말 국물 맛으로 승부하는 집인 것 같았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국물 한 수저를 꿀꺽했다.


어? 숟가락으로 다시 국물을 맛보았다.
어라? 다시 국물을 맛보았다.
머지? 이 다른 집보다 더 맹맹한 맛은...


‘뭐지? 서프라이즈인가? 몰래카메라인가?
아니면 내 음식이 신랑 입맛을 버려놨나?’
아무 말 없이 짬뽕을 먹고 있는 신랑을 가늘게 째려봤다.
신랑은 묵묵히 잘 먹고 있었다.


음식을 다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랑이 물었다.
“음식 어땠어?”
“사실대로 말해?”
“그래.”
“사실 생각보다 맛이 별로였어. 기대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러면서 신랑의 얼굴을 살폈다. 삐졌을까 봐...
그런데 오히려 담담했다.
“나도 오늘따라 맛이 없더라. 분명 저번에는 맛있었는데.”


저번이라...
“아, 그래서 그랬나?”
“왜?”
“족구 경기를 하고 축구 두 게임 뛰고 나서 먹었거든.
엄청 배고팠을 때 먹어서 특별하게 느껴졌나 싶어서.”
“그러게 신기하네. 맛은 같은데 전혀 다르게 느껴지다니.”


나이가 들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옛날이 더 좋았던 거 같아.’
‘그때가 참 재미있었던 것 같아.’


그때 그 순간의 인생이 특별났나?
그 순간에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나?
사실 그렇지는 않았다.
인생의 맛은 항상 비슷했다.


그런데 딱 하나 달랐다.
바로 내가 달랐다.
주어진 일 해보겠다고 이틀 밤도 새어보고,
작은 일 하나라도 감사하고 기뻐했던 그 시절엔
그 맛이 그리도 달랐던 것이다.


오늘 다시 한 번 나에게 묻고 싶다.
‘국물 맛은 좀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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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8/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