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흥부外傳by 날개단약속

20200210흥부외전.jpg









아따 옛날 옛적 호랑이 인스타 하던 그 시절에 흥부라는 아싸가 있었는디
다리 아픈 제비한테 복을 받아 고을 최고가는 금수저 핵인싸가 되었다는 말씀이오.
그런 흥부에게는 무수한 자식이 있었는디 그중에 장성한 아들은 셋이더라.

어느 날 아부지 흥부가 말하길
언제까지 내 밑에서 욜로의 길을 걸을 것이냐.
내 평상시 롤플레잉 생활 면접을 통해 너희들의 레벨 상태를 파악했으니
내가 주는 밑천으로 오프라인 장사 레벨업 해서 돌아오길 바라노라.

첫째는 다섯이요 둘째는 둘이요 막내는 하나를 주노라.
헐- 분위기 갑분싸.
딸랑 한 달란트라니..
막내의 얼굴은 붉을랑 주홍랑 얼굴빛이 총천연색이더라.

아따 아부지 이게 뭐 시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것이오.
흥부 인사청문회가 시작되었는디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장남과 차남을 차별한단 말이오.
장남이라고 다섯을 주고 둘째라고 두 개를 주고 막내라고 꼴랑 하나?
사퇴하세욧!!
아이고 막내야 니가 실성을 했구나. 참으라 참으라 해도 지 성질을 못 이기네.

흥부가 어이 상실 뒷목을 잠시 잡더니
어이가 없네! 넌 나에게 목욕감 아니 모욕감을 줬어.
꼴랑 달란트 하나? 내가 내 사랑하는 아들에게 꼴랑 푼돈을 쥐여주었겠냐.
내가 피붙이에게 동 달란트를 주었겠냐 은 달란트를 주었겠냐 당연히 금 달란트지.

흥부가 손뼉을 두 번 짝짝 치니 하인들이 들고 오는 것이 대박 쌀 한 가마니 무게인지라  
막내의 총천연색 얼굴에 꽃이 피더니 연신 아부지를 향해 사랑의 작대기를 날리는데,
으이구, 답답아. 내 사랑하는 자만 아니면 이걸 확 자를 수도 없고
그러니 내 평상시에 배우라는 것을 착실히 배웠으면 이 아버지의 사랑을 오해하지 않았을 터

모르니 아버지 인사청문회나 하고 배알이 꼴려 심한 소리나 해댔기지.
혀를 끌끌 차며
내가 형이라고 더 주었겠냐. 니 힘에 다섯 가마니 달란트를 어찌 끌고 가려냐.
오히려 끌고 가다 제풀에 힘 빠져 아이고 나 죽겠네. 분에 넘쳐 죽네.
나는 이런 능력자가 아닌디 다섯 달란트 장사하다가 스트레스로 돌아가시겠네.

내 어련히 알아서 분배했을까. 그리 억울하면 올해 너의 능력을 따블로 고(go)해보거라.
그럼 내가 따따블로 달란트를 줄 터 그런 걱정할 시간에 눈치나 챙기거라.
많이 주면 준다고 욕이 한 바가지 적게 주면 적게 준다고 욕이 한 바가지.
이것이 아버지의 딜레마인가 흥부는 짐짓 고개를 떨구며 자지러지는지라

아이고 아버지 내가 잘못했소. 죽을죄를 지었소이다.
손바닥이 백지장이 되도록 비는디
달란트가 10원짜리 동전인 줄 알았더니 그리 어마무시한 것을 내 이제 알았네.
우리 아부지가 날 이리 사랑하는 줄 이제 알았네. 이래서 못 배운 것이 죄여.

내가 가진 달란트가 이리 귀한 줄 모르면 아버지에게 헛소리한다는 것을 이제 알았네.
자기 달란트 가치를 알면 아이고 아버지 감사합니다. 절을 열두 번도 하고 남았을 것을
나의 생각 머리가 이리 짧으오 그러니 아부지 속상한 마음을 어서 푸시오.
내 것도 이리 크고 귀한 것을, 내가 딱 들고 갈 수 있는 내 몸에 안성맞춤 달란트인데
내 눈이 장님 중에 상 장님이었소.

막내의 말에 흥부의 어깨가 들썩 들썩이더라.
아따 막내가 이제야 정신줄을 잡았구나. 고구마 백 개는 먹은 줄 알았더니 막판에 사이다라.

금년에 아부지가 각자에게 맡긴 달란트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여도 절대 작은 것이 아니니
멋있게 쓰고 내년에 따블 따따블 받아서 고을마다 동네마다 깃발 날리기를 원하노라.

아따, 흥부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호(好)에 손 지장 꾹꾹 이요.


조회수
30,535
좋아요
4
댓글
3
날짜
2020/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