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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부르면 되지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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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저번엔 용마산, 지난주엔 청계산, 이번엔 아차산으로 출동이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 집은 등산가 집안이 다 됐다.

아니지,
그저께는 토끼 놀이터, 어제는 메뚜기 놀이터,
산에서 오는 길에 구둘 놀이터.
매일 자전거 타고 놀이터 순방도 잊지 않는다.
누가 보면, 놀이터 점검 공무원인 줄.

몸만 뛰놀게 할 수 있나~
뇌가 심심하다고 난리를 치니
뇌 근육을 단련할 겸 아이들 앉혀놓고 책을 펼치니,
낯선 활자로 뇌가 깜짝 놀라서 그런가?
애들이 가만 앉아있지를 않는다.

식탁에서 펄쩍, 냉장고 문짝에서 펄쩍,
문지방 난간을 올라가서 펄쩍….
들판에 있던 메뚜기가 여기도 있네.

이 식욕 왕성한 메뚜기들을 먹이려면 난 매일 슈퍼에 가야 한다.
또 가야 한다. 자꾸 가야 한다.
입맛도 누굴 닮아 같은 음식은 싫어한다.
풀만 먹는 메뚜기가 더 나을지도….

그런데, 내가 바빠지니 하나님과 서먹서먹해진다.
자꾸 내 할 일만 하는 것 같아 죄송한데
또 내 할 일만 하고 있으니 더 죄송하고
근데 다음날 또 그러고 있으니 아놔.. ㅜㅜ

또 놀러 가냐?
또 공부만 시키냐?
스스로 영적 꿀밤을 때리며
뇌 깊숙이 어느 골짜기에서 훌쩍이고 있을 때,
누가 슬쩍 쪽지 하나 놓고 가더라.

‘나 부르고 하면 되지!~’
‘아?’
‘산에서 부르면 산이 교회고,
공부할 때 부르면 공부방이 교회고,
시장 볼 때 부르면 시장이 교회인데,
뭘 얼마나 준비해서 거창하게 부르려고 그토록 마음고생을 했냐.’
‘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데,
어느 순간 또 잊어버리고 있었나 보다.
부르면 그 어디나 하나님의 집인 것을.

이제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마음껏 산으로 강으로 예배드리러 가야겠다.
숨바꼭질하면서 예배드리고, 자전거 달리면서 예배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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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0/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