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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니까요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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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은 사과가 부럽습니다.
붉은 빛깔에 달콤한 향내가 나고 맛있습니다.
그 존재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끕니다.

콩은 사과가 되고 싶었습니다.
몸을 키우고 색도 바꾸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사과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콩이었습니다.
길바닥에 굴려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흔하디흔한 콩입니다.

‘나는 왜 콩으로 태어났을까?
처음부터 사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사과가 부러웠습니다.
콩으로 태어난 것이 속상했습니다.

속상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콩은 사과가 될 수 없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사과가 안 됩니다.

그러나 사과보다 더 빛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 수 있습니다.

콩을 삶아서 갈면 콩물인 두유가 나옵니다.
거기에 소금을 넣고 저으면 두부가 됩니다.
콩을 불려 삶아서 으깬 뒤 모양을 잡아주면 몸에 좋은 메주가 됩니다.
메주에서 된장과 간장이 나옵니다.
콩을 그늘에서 싹을 틔우면 콩나물이 됩니다.
야채와 섞으면 샐러드, 간장에 졸이면 밥반찬, 쌀가루와 섞어 찌면 콩 시루떡이 됩니다.

만약 사과를 갈아 소금을 넣어준다면 두부만큼 맛있을까요?
사과에 싹을 틔워 먹는다고 콩나물만큼 구수할까요?
사과는 절대 못 하는 것을 콩은 해냅니다.

콩은 자신을 가져야 합니다.
사과가 사과일 때 제일 맛있듯이 콩은 콩일 때 제일 맛있습니다.

딸기가 수박을 부러워한다고, 고추가 바나나를 부러워한다고 그들이 될 순 없습니다. 될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얼마나 맛있는 존재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변화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져요!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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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1/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