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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 얽힌 역사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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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를 제패하기 위해 용호상박의 대결을 펼치며 한 시대를 호령했던 영웅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지금도 우리에게 여러 인간상을 제시해주며 교훈을 준다.
그중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있으니 바로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 제국의 몰락 이후, 패권을 잡고자 했던 유방과 항우이다.

패왕별희로 익숙한 항우,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는 넓은 도량의 그릇인 유방.
이 두 사람의 대결인 초한지를 어느 한가로운 오후에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언제나 봐도 재밌어하며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갑자기 "유방이 언제 관우와 장비를 만나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조는 또 언제 나오지?

내 머리에는 유방이 항우를 먼저 물리친 뒤, 관우와 장비를 만나 다시 조조와 대결하는 전개가 펼쳐져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관우와 장비는 나타나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
그리고 이내 유방은 항우의 적수였고 관우와 장비가 함께 도원결의했던 파트너는 유비라는 것이 떠올랐다.
그 순간 허허허,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초한지와 삼국지가 머릿속에서 같이 비벼져 짬뽕이 되었다.

이런, 이런...
나의 오래된 연식의 머리를 갸웃거리며 차마 항우의 마지막 처절한 모습을 볼 수 없어 한참이나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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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1/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