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베테랑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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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물이 되는 게 아니라, 베테랑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어가니 두려워진다는 유명 댄서에게 어떤 가수가 해준 이야기다.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신선하면서도 감동이었다. 누구에게나 불안감이 있지 않을까. 퇴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있는 자리에서 밀려나거나 물러나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내가 모든 경쟁자를 이겨낼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은 계속 많아질 테니까.

그런데 그 가수의 이야기를 듣고,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안 ‘나도 성장해 왔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또, 이제 시작하는 사람이 가지지 못한 ‘많은 실전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이것은 그들의 젊음 만큼 대단한 것이다. 세월이 흘러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어딘가에 나만의 모서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방탄의 래퍼인 김남준은 한동안 고민이 많았다. 자기가 존경하는 나스나 에미넴만큼 대단한 음악을 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았다. 그런데 굳이 솔로 음반을 내야 할까? 하지만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자신만의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앨범을 냈다고 한다.

내가 하는 일에서, 나에게도 나만의 모서리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몇 년간의 경험과 성장이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덜 불안해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모두, 자기만의 모서리에서 베테랑이 되어가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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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