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기 친구가 있다.
친구가 결혼해서낳은 첫째의 핸드폰 속 단축번호에는 내 이름도 저장되어 있을 정도의 사이다.
친구는 최근 작은 가게를 열게 되었다.
나는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친구를 찾아갔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 가득 안고 가게를 둘러보며, 필요한 것도 사주고 왔다.
그런데 갑자기 서운한 마음이 든다. 분명뭔가 해줄 수 있어 아주 기분은 좋은데,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는 왜 주기만 하지?
연락도 내가 먼저하고, 친구 집으로도 거의내가 가고...’
그러다 지난 일이 떠올랐다. 내가 좋지않은 일로 직장을 그만두고 제일 먼저 달려갔던 곳이 바로 이 친구 집이다.
남편이 사고로 병원에 있을때는 먼 길을 와주었고, 내 몸도 챙기라며 흰 봉투를 건넨 친구였다.
친구에게 받은 사랑은 다 잊고, 내가 준것만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참 못났다.’
주는 만큼 받아야 하는 관계는 친구가 아니다.
존재자체만으로도 선물인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며, 이제 다시는 못난 친구가 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