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왈!!
으르렁 왈왈!!
어어 안돼!!
몸을 부르르 떨며 앙칼지게 짖어대는 강아지.
누가 보면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줄 알겠다.
그런데 주인은 다짜고짜 화부터 내니 더 큰 화를 부른다.
이에 나선 반려견 행동 전문가.
문제 행동이 금세 나아지고 안정을 되찾는 반려견.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바로 잡아주는 한 TV 프로그램 이야기다.
말도 못 하는 강아지가 뭘 알겠냐던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
반려견의 문제 행동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
꾸준한 신호로 우리에게 말을 걸었을 거라는
반려견 전문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
반려견이 보내는 신호를 읽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왜 그런 행동을 할까 생각하는 게 반려견을 잘 다루는 포인트라고 한다.
다른 아이들은 영어를 따라 말하며 열심히 연습하는데
묵묵부답 화면만 쳐다보며 한마디도 입을 떼지 않는 가경이.
한두 번은 그러려니 넘어갔다.
영어 말하기 훈련 프로그램이라 정해진 시간이 있어 다급하게
“가경아~ 영어 소리 내서 말해야 실력도 늘고 하는데.
다른 친구들도 다 따라 말하잖아. 자, 소리 내어 말해 볼까?”
가경이는 그저 고개만 가로저었다.
나는 다시금 마음을 가라앉히고 무슨 사정이 있나 생각할 여유를 가졌다.
“가경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그러자 뾰로통하게
“콜록콜록... 엄마가 절대 말하지 말랬어요.”
“아, 목감기 걸렸어? 목이 아파? 그래서 한마디도 못 하겠어?”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말하지 말랬어요.”
거듭 같은 대답만 반복했다.
“풉... 가경이는 엄마 말을 참 잘 듣는구나.
그럼 소리 내지 말고 속으로 따라 말하며 연습해~”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네~^^”
미소를 띠며 상황이 마무리되었다.
사람을 대할 때와 다를 바가 없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그렇게 행동하는 자신만의 이유가 있으니.
그 이유를 알게 되면 그제야 더 이해하게 된다.
상대가 왜 그러는지 먼저 속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입장과 처지를 더 잘 알게 되어 대하기도 쉬워지는 걸 괜히 혼자 끙끙 앓았다.
“미안해, 내가 괜히 오해했어. 그래서 그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