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몰아친 강풍에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낙엽들을 치우느라 경비아저씨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하다.
잠시 후 한 시간 남짓 걸렸다는 비질을 멈추고 땀을 식히신다.
아저씨는
'깊은 산속 어느 절의 고승도 나처럼 비질하고 있을 거야.
그래 나는 지금 우리 집 앞마당을 쓸고 있는 것이지.'라고 생각하셨단다.
그리고 기특한 생각을 해낸 자신을 대견스러워하셨다.
"삶을 살아가는데 적당한 시련이 필요한 법이지. 덕분에 나도 더 단단해졌을 거야.
거저 얻는 건 하나도 없지. 바람도 맞고 매운 꽃샘추위를 겪어야 제대로 된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처럼."
아파트 맨 윗동에 있는 아저씨의 경비실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어느덧 연둣빛 물이 들어 한 폭의 풍경화가 되어있었다.
몇 푼 안 되는 스티커를 붙이지 않으려고 밤에 몰래 각목을 내다 버리거나
멀쩡한 식탁 유리를 깨어 화단에 쏟아붓고 간 주민들 때문에 울화통이 터지던 아저씨의 마음은
어느새 차분히 가라앉게 되었다.
하나님은 이렇게 '좋은 생각'이 나게 하여 어려움을 이기게 하시니 참 감사하다.
아저씨도 아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