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독서 모임에서 ‘빨강머리 앤’을 읽었다.
어릴 적, TV 만화로 접해 만화 주제곡까지 완창할 정도의 빨강머리 앤의 열렬한 팬이다.
또 책으로도 읽으면서 내가 앤이 되었을 정도로 참 좋아했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빨강머리 앤이 ‘기하학’을 유독 어려워했다는 사실.
앤이 친구 다이애나에게 보낸 편지 속에는
‘다이애나, 기하 시험만 무사히 끝난다면 바랄 게 없겠어!
하지만 내가 기하 시험을 망치든 말든 태양은 여전히 뜨고 또 질 거야’
라고 기하 시험의 부담감에 대해 적혀 있다.
(기하학이란 토지를 측량하기 위해, 도형을 연구하는 데서 나온 학문인데 실생활에 아주 많이 쓰인다)
어릴 적 만난 빨강머리 앤은 입양되어 마릴라 아줌마, 매튜 아저씨와 적응하며 친구 다이애나도 만나고,
2층 다락방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감탄하는 소녀였다.
그리고 길버트와 나중에는 친해지지만 좀처럼 화해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빨강머리 앤이었다.
그런데 다시 만난 빨강머리 앤에서 기하학이 눈에 들어오다니!
역시 사람은 관심 가져지는 것에 눈길이 먼저 가나 보다.
어른이 되어 수학을 일로 취미로 삼고 있는 나에게 앤은 기학학을 어려워하는 소녀로 다가왔다.
이렇게 환경, 여건, 입장, 처지에 따라 사물이 다르게 보이는 사실이 참 재미있다.
모든 편견을 버리고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이 되길 기대해 본다.
그 눈과 마음으로 마주하는 세상은 얼마나 흥미진진할까?
나는 또다시 앤이 되어간다. 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