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남편의 몸이 좋지 않아 일주일 넘게 입원했다.
남편은 계속 링거를 달고 있고, 끼니때마다 약을 먹다 보니 입맛이 없어 밥을 잘 먹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밥을 더 신청하지 않고, 병원에서 나오는 밥 하나로 나눠 먹었다.
그런데 간호사실의 배려로 밥과 반찬이 아주 많이 나오게 되었다. 국그릇에 밥이 나오니 둘이 먹어도 모자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배식해주시는 분이 밥 한 상을 더 가져오며 남는 것이니 더 먹으라고 하셨다.
우리는 며칠 동안 병원 밥을 먹은 터라 살짝 지겨워 지고 있었고, 아침이라 입맛도 없어 굳이 더 먹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괜찮습니다.~'했는데 배식해주시는 분이
'아이고 괜찮아요. 사양하지 말고 그냥 먹어요.~' 하신다.
나는 다시 '정말 괜찮아요. 아침이라 입맛이 없어서 그래요.' 하니 '요기 요 반찬 맛있는데 이거랑 밥 더 먹어요.~' 하셨다.
사실, 전날 남편이 많이 아파 잠을 거의 자지 못해 우리는 밥보다는 잠이 고픈 상태였다.
그래서 '아침 간단하게 먹고 다시 잘 거라 괜찮아요.’ 했더니
'그래도 이거 먹고 자요.' 하면서 계속 권유하셨다.
나는 ‘정말 괜찮아요. 다 못 먹고 버리면 아깝잖아요.~’ 라고 정색하며 말하니 그제야 단념하시고 한마디를 남기고 가셨다.
'아이고~~~ 매몰차네!’
헉!!!!
그렇게 나는 매몰찬 사람이 되어 버렸다.
먹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말한 것뿐인데.
주는 마음과 받는 상황이 달랐을 뿐인데.
좀 억울하기도 하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매몰차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인지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