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발자국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읽고-by 날개단약속

20221007발자국.jpg








책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에는 11살 소녀 조지나가 나온다. 갑자기 아빠가 떠나버리면서 찾아온 불행. 어느 날부터는 집도 없이 자동차에서 살기 시작한다.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된 친구도 떠나버린다. 남은 건 능력 없는 엄마와 순진한 동생뿐.

불행을 이겨내기 위해 어린 조지나가 생각해낸 방법은 개를 훔치고, 찾아주는 척 사례금을 받는 것이다. 평범한 조지나는 불행한 조지나가 되었다가 나쁜 조지나가 되었다.
“자신보다 더 나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이솝 아저씨의 말은 거짓말이다. 이제 자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조지나의 처지가 힘든 건 이해하지만,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조지나였다면 그 상황을 견딜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모든 것을 버리고 자동차에서만 생활한다고? 화장실은? 옷은 어디에 두고? 어디서 씻지? 이제, 조지나의 행동이 조금 이해된다.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면 그런 황당한 생각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손가락이 세 개밖에 없는 무키 아저씨. 손가락을 흔들며 나타나 또 그렇게 사라진다.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다는 무키 아저씨는 가난하다. 그는 돈이 되는 일보다 급해 보이는 일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고장 난 조지나의 차도 대가 없이 고쳐주고 언제나처럼 손을 흔들고 가버렸다.

조지나는 그의 삶이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좋은 발자취를 남기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가 보여준 행동은 조지나의 선택을 바꿔놓았다. 사례금을 얻을 욕심으로 훔쳐 온 개를 주인에게 돌려주고 모든 것을 자백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훈계를 하거나 가르치는 것은 쉽지만, 그걸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힘들다. 그것도 무키 아저씨처럼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대가도 없이 꾸준히 행하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다. 그는 조지나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았지만 조지나의 마음은 움직였다.

성경 속의 예수님은 말씀도 훌륭했지만, 그만큼 훌륭한 삶을 살았다. 무키 아저씨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나는 무키 아저씨만큼도, 어쩌면 조지나보다도 못 한 사람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삶을 알고 있다. 조지나가 무키의 발자취를 바라봤듯이, 나도 그의 좋은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 그의 발자국 위에 내 작은 발자국 살포시 올리고 꾸욱 밟아본다.




조회수
24,658
좋아요
8
댓글
4
날짜
2022/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