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Blood Moonby 날개단약속

20221125블러드문.jpg








오늘은 역사적인 날.
밤하늘에 자연이 내려준 신비한 우주쇼가 펼쳐진다.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개기월식이 저녁부터 시작되었고, 뒤이어 천왕성이 달을 가리는 엄폐 현상이 동시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맨눈으로도 오늘의 개기식을 관찰할 수 있었던 만큼 신비스럽고 오묘한 달을 사진에다 요리조리 담아본다. 친구에게 사진 몇 장 찍어 보내니 자기는 귀찮음이 이겼다고 감기 조심하란 말뿐... 괜히 머쓱해졌지만 난 지금을 즐기기로 했다. 유난히 돋보이는 붉은 달의 황홀함에 흠뻑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차차 하얗고 밝은 달의 본모습이 나타나 마법 같은 시간도 끝~
기이한 오늘을 놓치면 앞으로 200여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다시 맞기 어렵다니 왠지 모를 감정이 솟구쳤다. 때가 지나 다른 곳 어디에서 누군가 경이로운 날을 보겠지만 내가 있는 이곳 이 자리에서 두 번 다시 맞는 건 어렵기에 이 밤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언제 또 이곳에 다시 한번 와 보겠나?~"
가끔 이런 말을 하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와닿는다. 어릴 땐 "다음에 또~"라는 말이 늘 입에 붙었던 것 같은데, 이젠 "지금 아니면 언제 또~?"가 먼저 나온다. 언제부터인지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끝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서는 걸 낯설어하고 불편해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과감히 시도하려고 한다. 이때 아니면 언제 해 보겠나 싶어 주저하지 않기로 했다. 날 찾아올 때는 소중하니깐.





조회수
18,281
좋아요
3
댓글
0
날짜
2022/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