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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신앙의 공주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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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오랫동안 칠보단장을 하고 사랑하는 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자가 언제 오시나 밤낮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희망의 기회를 기다리는 여자에게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오래 기다리지 못하고 잠들고 말았습니다. 깊은 신앙의 잠에 빠져 신랑이 온다는 것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다 까먹고 말았습니다.

밤이 지나 이른 새벽, 그토록 기다리던 사랑하는 자가 왔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는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 밭이 아직 가시투성이구나. 내 말씀의 칼로 다 쳐줘야지.” 못된 행동들이 몰려왔습니다. “이 못된 습관들은 뭐야. 대신 회개해서 다 고쳐줘야지.” 혈기의 용이 나와 신랑을 막아섰습니다. “아직도 마음속에 혈기가 있구나. 내 선한 마음으로 덮어줘야지.” 준비가 부족한 여자이기에 사랑하는 자는 많은 정성을 쏟아부었습니다.

“누가 왔나? 왜 이리 시끄럽지?” 여자는 인기척 소리에 잠을 깼지만 눈만 떴을 뿐 자리에서 누워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아니야. 사랑하는 자가 애를 태우며 나를 찾아왔는데 이렇게 잠만 잘 수 없지.” 여자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문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엔 사랑하는 자가 서 있었습니다.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온 모습이었습니다. 여자는 신랑을 꼭 안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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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