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제왕성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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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기운을 가진 아이가 태어났다. 누구나 탐내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힘.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태어나 부모의 얼굴조차 모른 채 외롭게 자라온 아이. 사람들은 그의 힘이 부러워 시기하고, 두려워 죽이려 한다. 그는 아무런 욕심도 없고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의 욕심이 차고 넘쳐 세상을 위험에 빠뜨렸을 때, 괴롭힘을 묵묵히 참아내고 있던 그가 일어나 자기를 믿어 주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구해낸다.

주인공이 첫 번째 위험에서 모두를 살려내고 악인을 죽였을 때, 정말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제 모든 위험이 끝나고 안전한 새 세상이 오겠구나’ 했는데, 오히려 사람들은 악인을 다시 살려내고 주인공을 죽이려 했다. 그 악인이 약속했던 ‘절대적인 힘’이 갖고 싶었던 것이다. 결국, 최고의 악인은 제왕성을 타고난 그 아이도, 계속 나쁜 계획을 이끌어왔던 자도 아닌, 악인의 말에 혹해 ‘욕망에 정신을 뺏겨버린 사람들’인 셈이다.

유치한 판타지 드라마를 보다 어느 순간 몰입하게 된 건 너무 현실과 같아서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왕이란 죄명으로 비웃음을 받으며 돌아가셨다. 그는 헤롯왕을 끌어내리고 왕이 되려던 자가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그의 능력을 시기하고 모함했으며 그가 전하는 말씀에 비웃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그를 따르던 사람들과 함께 신약을 이끌어가셨다. 그 시대 최고 악인은 누구였을까? 정말 유다만, 제사장들만 나빴던 걸까.

나는 지금 내 인생의 드라마에서 누구 편에 서 있을까? 예수님 옆에서 그를 돕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때는 내 욕심에 그 반대편에 서 있지는 않았을까. 세상을 구하는 일보다, 그가 구하려던 사람들의 욕심으로 인해 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던 그 아이의 삶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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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