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검찰 측 ‘항거불능 논리구조’ 주장 제동...“새 논리구조 의견서 제출하라”
▲1978년에 기독교복음선교회(세칭 JMS) 창립한 정명석 목사. 기도하는 모습.
기독교복음선교회(세칭 JMS) 정명석 목사 항소심(2심. 성추행 의혹 사건)이 국제사회의 이목(耳目)을 집중시키고 있다. 원고가 외국인이며, 항소심에서 원고의 증거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재판부는 종교기관 책임자의 설교-교리강의 등이 '세뇌(洗腦)'라고 단정한 검찰측의 논리구조에 대해 수긍이 가지 않는다며, 이 논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 사건의 고소인 A씨가 피해 당시 단둘이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아이폰으로 녹음했다며 제출한 약 97분 분량의 녹음파일에서 제3자 목소리가 50여 군데에서 발견되고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를 각각 다른 장소에서 녹음한 후 편집·조작 및 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 심리로 30일 열린 항소심 3차 공판에서 정 목사 측 변호인이 외부의 공식력 있는 기관에 의뢰한 ‘녹음파일 감정서’를 증거자료(지난 4월 16일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녹음파일 복사를 허용)로 제출하면서 밝혀진 것.
이날 항소심 공판 직후 정 목사 측 변호인인 이경준 변호사는 대전고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재판에서는 오전에는 1심에서 유력한 증거로 채택이 된 피해자의 당시 현장 녹음파일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면서 “현장 녹음파일 부분에 대해서 피고인 변호인 측에서 감정을 의뢰해서 받아본 결과, 녹음파일이 편집·조작되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3차공판 과정 중에 드러난 특이한 점이 있다. 이날 공판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런데 오후에는 피고인 관련 동영상과 피고인 변호인 측이 제출한 현장 검증 동영상을 시청하는 절차가 마련됐다. 이때 검찰 측은 정명석 목사가 자칭 메시아, 자신을 신격화했다고 증거 영상 등을 통해 주장했다.
▲5월30일 JMS 정명석 목사 항소심 3차 공판 직후, 정명석 목사 측 변호인인 김경준 변호사가 대전 고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장 녹음파일 부분에 대해서 피고인 변호인 측에서 감정을 의뢰한 결과, 녹음파일이 편집·조작되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정명석 목사 측 변호인인 이경준 변호사는 “육신을 가진 사람은 절대 신이 될 수 없다, 나는 심부름꾼이다, 줄반장이다, 하나님께 간구하라”는 정 목사의 다수의 설교 영상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검사와 변호사 간의 공방(攻防)이 이어졌다. 정명석 목사는 변호인을 통해 “예수님이 초림 했기 때문에 재림 때에도 예수님이 오신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로부터 뛰어난 의견이 제시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위가 예수와 동급이냐, 연결자냐가 아닌 항거불능에 빠지게 된 논리, 항거불능에 이르는 여부가 핵심”이라면서, 검찰 측에 항거불능에 대해 새로운 논리구조를 제시해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주문한 것. 변호인 측에도 이에 맞춰 변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정명석 목사 측 변호인인 이경준 변호사는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피고인이 예수보다 위에 있다는 그러한 교리로 피해자를 세뇌해서 피고인과 성적인 접촉을 통해야만 구원에 이룰 수 있다는 교리로 세뇌해서 성폭행했다는 그런 논리구조인데, 지금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재판부에서도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6월 11일 오후 법원 직권으로 진행할 감정과 관련해 감정인 선서와 신문 절차를 거쳐 감정을 의뢰하고 감정 결과가 나온 후 감정증인신문을 하기로 했다. 감정기관은 대검과 사설 감정기관 두 곳을 선정해 진행하기로 했다.
더불어 6월 25일 재판에서는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를 살펴보고 변호인 측에서 신청된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며, 검찰도 이날 녹음파일 증거조사 등을 위해 고소인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 jms 월명동 자연성전에 건립된 예수상.
▲정명석 목사는 “생각이 신이다”고 했다. 정명석 목사가 쓴 친필 글씨.
▲정명석 목사는 “생명을 사랑하라”고 주창했다. 정명석 목사가 쓴 친필 글씨
과연 목사가 교리전파나 설교를 통해 자신을 신격화(神格化)하고, 이 과정을 통한 세뇌(洗腦)가 가능한 것일까? 목사의 설교를 경청하거나 교리를 읽어 세뇌됨으로써 항거불능 상태에 빠지고, 그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검찰 측의 주장이 합당한 것인가?
이와 관련, 필자는 지난 2023년 12월23일 브레이크뉴스에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정명석 목사의 23년 중형(重刑) 비교”라는 칼럼에서 “재판부는 정명석이 스스로를 '재림예수', '메시아'라고 칭하고, 절대적인 지위와 권세를 누리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판시했다. '재림예수', '메시아'라고 칭(稱)했다는 것을 유죄 증거로 인정한 것이다. 판사는 이 재판의 판결문을 통해, 정명석 목사가 자신을 메시아라고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 범행을 했다는 이유를 댔다. 이 재판은 21세기, 현실에서 진행된 재판이다. 그런데 '재림예수', '메시아'라는 존재를 과연 누가 인증(認證)할 수 있는 것일까?”라고 따지고 “예수의 십자가형 처형은 당시 로마법정(빌라도)의 판결이었다. 현대사회는 21세기. 이런 시대에도 종교적 용어로 사법적인 재단(裁斷)을 한다? 정명석, 그가 재림예수인지? 메시아인지? 어떻게 사법부가 증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종교는 믿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종교는 종교만의 일이다. 사법부가 왈가왈부할 일이 결코 아니다. 정명석을 '재림예수', '메시아'로, 믿고 안 믿고는 신앙의 차원이다. 2000년 전에 사망했던 예수가 다시 온다는 게 '재림예수'이고, '메시아론'이다. 이를 믿거나 안 믿는 것은 신앙하는 자의 자유의지이다. 사법부가 가려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칼럼에서 “정명석 관련 재판은 종교재판일 가능성이 높다. 향후 2-3심 재판이 기다린다.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2000년 전에도 예수가 하나님이 보낸 구세주가 아니라는 데서, 당시 법정(빌라도)은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했다. 한국의 사법부가 그런 반복적인 판결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2000년을 되돌렸다!”고, 피력했었다.
또한 지난 3월7일자 브레이크뉴스에 게재된 “정명석은 “생각이 신(神)“이라는데, 왜 ”나는 신이다“라고 올가미 씌우나?” 제목의 칼럼에서는 “정부가 통계를 낸 지난 2018년의 한국 종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를 가진 신자는 약 2,100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종교인 수가 2,100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검찰이 이들 종교인을 상대로 세뇌를 하거나, 이로 인해 항거불능 상태에 빠지게 했다는, 시대에 뒤진 용어로 옭아맬, 그런 원시 시대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대명천지에 누가 누구를 세뇌 시키고, 누가 세뇌를 당한다는 말인가? 종교 단체의 세뇌로 성폭행이 이루어졌다? 말이 안된다. 우리나라 헌법 재판소는 이미 혼인빙자 간음죄마저 없앴다. 그런, 개방된 시대에 살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기사원문 : [브레이크뉴스] https://www.breaknews.com/1035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