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집어차고 멀리 떠나가버린 님아
천리나 간 줄 알았더니만
아니 십리도 못 가고 발병이 나
되돌아왔단 말이냐
그렇구 그렇구말구, 그렇지
나라는 님은
세상의 님과 달라
우리는 속이 상해도 마음이 상해도
만나야 될 운명
같이 살아야 될 사람이지
너는 나를 무심코 놓고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미련도 없이 떠났을지라도
나는 너를 무심코 놓고 떠날 수는 없는 님이란다
그러니 밤이 더 깊을 때까지
어이 무슨 말은 더하랴
님 따라 천년 길을 어서 재촉하며 가자꾸나
너 좋고 나 좋고
하늘 좋고 땅이 좋아
이 가을하늘 휘영청 떠오른
저 차가운 밤하늘의 달처럼
맑고 찬란한 네 얼굴로
나로, 항상 보게 하고
청동구리빛 님의 얼굴이 너에게는
일평생의 그리움이 사무치는 얼굴이 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