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놀이터 화단에서 놀았습니다 by 날개단약속

 

 

 

 


 

 

해가 창문을 통해 강하게 들어옵니다.
오늘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다 했습니다.
서둘러 아들에게 잠바를 입히고 운동화를 신겼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한파 때문에 집에서 둘 다 고생이 많았습니다.
아들이 탄 자전거 뒤에 수박무늬의 공을 넣고 집 앞 공원으로 갔습니다.

 

아들 손에 장갑을 끼운다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매번 잊어먹어 항상 빨갛게 부어오릅니다.
그러나 오늘은 걱정 없습니다.
아들은 종종걸음으로 벌서 놀이터까지 갔습니다.

 

놀이터는 화단이 무척이나 잘 꾸며져 있는 곳입니다.
겨울을 제외하고는 항상 계절별로 꽃이 피어있는 곳입니다.
빨리 진달래와 철쭉의 발그레한 얼굴이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화단마다 가지들이 군데군데 누렇게 말라 죽어 있었습니다.
한 달 전만 해도 멀쩡했습니다.
아마 한파로 인해서 겨울을 이기지 못하고 죽은 것 같았습니다.
"어? 그 가지가 아니네?"
자세히 보니 잡초였습니다.

 

키가 큰 화단은 가늘고 긴 잡초가 있었고,
키가 낮은 꽃 화단은 짜리몽땅한 잡초가 있었습니다.
어떤 곳은 화단 내부에 작은 잡초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평상시에는 잘 구분이 안 되었습니다.

 

한파가 한 달 가까이 휘몰아치더니 갈라졌습니다.
사람이 심은 것은 여전히 잘 버티고 있었지만 잡초는 다 죽었습니다.
선악이 쪼개지듯이 쪼개졌습니다.
그 강했던 잡초의 뿌리와 줄기를 만져보니 손 끝에서 바스라 졌습니다. 

    

하나님이 심은 것은 어떤 환란에도 튼튼합니다
사탄이 심은 것은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아들이 수박 공을 들고는 쪼개는 시늉을 합니다.
어디서 뭔가를 보긴 본 모양입니다.
나도 쪼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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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