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거울by 날개단약속

 

거 울


- 조영진 -

 


지난 8월 15일 부여에서 열린 국제평화스포츠문화예술축전 행사에서 나는 배구경기를
촬영하게 되었다.


새벽 4시 부산에서 출발 -> 4시잔의 운전 -> 5시간에 걸친 촬영...
원하는 사진마저 나오지 않아 계속 짜증은 나는데, 날씨마저 습하고 더워 어느 것 하나
나를 웃게 해 주지 못했다. 게다가 처음 찍는 스포츠 사진이라 부담감의 무게는 나를
더욱 짓누르고 있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있던 나의 카메라에 말레이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잡혔다.
녹색의 옷을 입고 평균 신장 160cm의 남자 2명과 여자 7명의 선수구성.(9인제 배구)
'160cm의 작은 체구에 배구경기에 출전하다니. 잘 할 수 있을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내게 그들은 이내 실망을 안겨주었다.


다른 팀에게 압도적으로 패하더니, 결국 4전 전패.
그러나 그들은 경기 중에 졌을 때도, 가끔(^^;) 포인트를 올릴 때도 하나님께 감사해
하며 경기에 임했다.


'에이~ 저게 뭐야?' 하며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사진이 제대로 찍혀지지 않아 우울해져 있던 나를 웃게 만든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첫 번째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난 그렇게 웃고 있었다.


일방적인 경기 속에서 서로 웃으며 하나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모습이 나에게도
전염된 것이었다.
어느 순간 '잘 해야 한다.' 라는 강박관념을 벗어나 행사를 즐기고 있는 내 모습.
승패를 떠나 스포츠를 통해 서로 하나되고 교류하며 즐기는 모습을 하나님은 바라셨을
텐데 나는 잊고 있었다. 그것을 말레이시아 팀을 통해 가르쳐 주셨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 안타깝게도 그들과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을
보며 웃을 수 있었고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내 삶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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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