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深悔 (심회)by 도토리

深悔 (심회)

 

 

 

학원 교무실. 1학년 남학생 한 명이 신발자국이 찍힌 더러운 종이 한 장을 들고 들어옵니다. 옆에 있던 수학 선생님에게 다가가더니 친구들이 밟았다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숙제로 내준 문제지인 것 같았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수학선생님은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선생님 생각에, 그 학생이 자기에게 화가 나서 일부러 발로 문제지를 밟아놓고 미안한 척하며 고개를 숙인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 학생은 매번 그렇게 미안하지 않으면서 매우 미안한 척하며 과하게 고개를 숙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뻔뻔한 학생보다 더 얄밉고 화가 난다고.


억지로 하는 사과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과 받는 사람의 마음을 풀어주지도 못하고 사과하는 당사자도 아무런 깨달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 사람의 행동은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크게 깨닫고 '땅을 치며 후회하며 뼈저리게 느낄 줄 아는 사람' 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깊이 뉘우칠 때, 자신의 잘못이 더 크게 깨달아지게 되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의 마음은 얼마나 무뎌져 있습니까?

 

운동선수의 신경이 둔해지면 안되고 예술가의 감각이 둔해지면 안되듯이, 자신을 성찰하는 마음도 무뎌지고 둔해지면 안됩니다. 예민하게 자신을 살펴보고 잘못을 뼈저리게 느끼고 과감하게 자신을 바꿔 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조회수
12,234
좋아요
0
댓글
3
날짜
2009/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