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美しい姿by 김인주

 

 

모처럼 남편이 회사를 쉬는 토요일.
아이들 바톤 레슨이 끝난 뒤 집에서 가까운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정원이 너무나 넓고 곳곳마다 추억의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있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산책을 했다.

 

800평 가까이 되는 공간을 둘러보니 배나무, 사과나무, 포도나무, 호두나무, 앵두나무, 복숭아나무,

감나무, 으름나무 등 온갖 과일나무들도 곳곳에 꽤 많이 있었고 텃밭과 원두막까지 여러 개 있었다.
그 외에도 큰 돌이나 나무들로 자연스럽게 꾸며져 있었는데, 완전 내가 갖고 싶어 하던 꿈의 집이었다.
식당 아래층을 책을 볼 수 있는 넓고 편안한 공간으로 잘 꾸미고 위층은 방으로 꾸미면 좋겠다던 평소

나의 로망이 이루어진 듯 이미 생각 속에서는 집도 꾸미고 사람들도 초대해서 마당에서 음식도 대접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와 보니 로또라도 맞아야 가능할 집이었다.
‘주님이 천국에 마련해 주시는 나의 집은 이런 집을 업그레이드시킨 곳이 아닐까~’ 생각하며 내친 김에 동네 구경에 나섰다.
울창한 산 밑이라 공기도 좋고 규모는 작지만, 집집마다 텃밭과 정원, 과일나무가 있어 각 각 다른 방식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우리 사는 동네에서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 완전히 딴 세상이다.
딸아이는 이제부터 자기 용돈을 모아서 저런 집을 사겠다는 또 하나의 소망이 생겼다.

 

쭈쭈바를 하나씩 입에 물고 모두 신 나는 시간을 보내다가 조금 허름하고 오래된 집 앞에 가게 되었다.
집 앞에는 시골 노인 한 분이 앉아 계셨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할아버지는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퇴임하셨고, 할머니도 연세가 80이 되셨는데 열심히 사시면서 자식 5명을 훌륭하게 키우신 분이셨다.

 

아이들은 집 앞에 있는 토끼장 속 토끼에게 먹이를 주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남편과 나는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3시간이 지나 있었다.
참 좋았던 건 할머니의 인격이었다.
많은 대화를 했는데도 모난 부분이 느껴지지 않았고 편안하고 따듯하며 겸손하셨다.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순간이다.
검버섯이 가득한 할머니의 모습이 그렇게나 아름다웠다.
집 앞의 살구가 노랗고 달콤하게 익는 6월 중순에 다시 오라시는 할머니와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사람이 옷이 낡고 떨어져서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인격이 바닥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던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아무리 좋은 집에서 살아도 인격이 바닥나면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할머니 집의 비탈길을 내려오면서 나의 체질이 되어버린 나쁜 성격과 습관을 속히 잘라버리고 저 나이가 되어서는 인격적인 할머니가 되어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영혼은 더 완전한 인격과 신격으로 완성되면 좋겠다.

너무 기분 좋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가인의 성격 말씀을 들었는데 이렇게 기분 좋은 실습까지 챙겨주시다니.
주님은 정말 최고의 신격을 갖추신 멋쟁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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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