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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대장by 날개단약속

20221031청소대장.jpg









하루라도 들여다보지 않으면 아이들 방은 돼지우리가 된다.
대체 어디서 저 많은 먼지를 끌어모으는 것일까.
과자 부스러기는 어쩜 저리도 구석구석 잘 박아 두었을까.
이불은 항상 똑같은 모양으로 뭉개져 있을까.
벌써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진다.
이대론 안 되겠다.

“제군들은 들어라! 지금 방 상태가 몹시 위태롭다. 인정하는가?”
“네, 인정합니다.”
“자기 방을 청소한다. 실시!”
“실시!”

아이들은 비장한 눈썹을 하고는 방으로 들어간다.
뭔가 한참을 뚝딱거린다. 장난감을 분해하고 치우는가 보다.
위잉~ 소리가 들린다. 청소기를 돌리는가 보다.
야! 이거 치우라고~ 딴짓하는 동생을 잡는가 보다.
이런 혼냄은 또 봐줘야지.
하여튼 뭔가 열심인 것 같아 뿌듯하다.

“엄마 다 끝냈어.”
“그래, 수고했어. 한번 볼까?”
아이들이 두 눈을 부릅뜨며 자신감 있게 말한다.
나는 칭찬을 하며 방안에 들어선다.
아이들은 할 일을 다 끝내고 또 거실에서 신나게 논다.

방안을 들여다보니 음~ 아까보다는 깔끔해 보인다.
그런데 책상 밑에 아까 먹은 꼬깔콘 부스러기가 고대로 있네~
책상 위 책더미를 파헤치니 아까 먹은 사탕 비닐이 요기 있었네~
책장 안에 처박힌 찰흙, 양말, 젤리 비닐...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이불은 어? 고대로네.

“엄마, 우리 청소 잘했지?”
“그래~ 엄~~~청 잘했다. 청소대장이네~”
아이에게 윙크와 엄지척을 보내며 아이 방으로 슬쩍 들어왔다.

역시 엄마가 손대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저기 쓰레기 모으고, 정리하고, 걸레질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까지 시키니 이제야 살만하다.
누워서 데굴데굴 굴러도 먼지, 머리카락과 일체 되지 않는다.

방바닥에 누워 생각해 본다.
다른 청소는 잘하고 있을까?

주님 회개했어요~ 이러고 눈 뜨고 놀러 나가면
내 마음에 들어오신 주님 깜짝 놀라시는 거 아니야?
돼지우리가 따로 없네.
어이구 내가 청소 안 해주면 누가 해주나~
이러시며 또 내 마음을 빡빡 닦고 있으시려나.

하루라도 들여다보지 않으면 돼지우리가 되는 내 마음, 행실
주님의 손길이 없으면 나는 어찌 깔끔하게 살았으려나.

“저 오늘 회개 잘했죠?”
“그래 잘~했다. 회개 대장이네~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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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2/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