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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출석 표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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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교회는 주일예배 준비로 분주했다. 문 앞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예배 천사가 서 있다. 그는 펜으로 종이 위에 무언가를 적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교회 교인들의 이름이 적힌 명단이었다. 이름 옆에는 교회에 들어온 시간도 체크하고 있었다.

시계가 10시 10분을 가리킨다. 한 대학생이 졸린 눈으로 문을 통과했다. 예배 천사는 같이 따라온 수호천사에게 물었다. “예배 찬양이 10시부터 시작인데 왜 10분이나 늦었습니까? 하나님께서 이미 오셔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학생이 제시간에 오도록 돕는 것이 당신 임무가 아닙니까?” 그러자 학생의 수호천사가 말했다. “전 분명 아침 일찍부터 깨웠습니다. 학교 갈 때는 그렇게도 부지런한데, 주일만 되면 왜 이렇게 게을러지는지…. 그래도 제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하나님께 죄송할 뿐입니다.” 이름 옆에 10시 10분 지각이라 표시한 예배 천사는
“예배가 얼마나 귀한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예배의 가치를 깨우쳐서 앞으로는 꼭 일찍 올 수 있게 부탁드립니다.” 수호천사는 멋쩍어하며 서둘러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시계가 10시 20분을 가리킨다. 이제 막 대표 기도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한 가족이 빈자리를 찾아 성큼성큼 들어갔다. 예배 천사가 가족의 수호천사들에게 물었다. “20분이나 늦었습니다. 무슨 일 있었습니까?” “일찍 일어났는데 애들 깨우랴, 밥 먹으랴, 치우랴, 옷 입으랴... 이래저래 시간을 쓰다 보니 시간이 밀려 이렇게 늦었습니다.” 예배 천사는 한숨을 쉬었다. “온전한 예배는 이미 집에서부터 시작입니다. 예배에 지각할 정도의 준비가 과연 예배를 위한 바른 준비인지 반드시 깨우쳐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시간은 이제 10시 40분. 설교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한 어르신이 눈치를 보며 본당에 들어선다. 예배 천사는 깜짝 놀랐다. “아니 예배가 시작되고 40분이나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일찍 오게 하고 싶었는데, 이 사람의 마음 깊이 설교 시간 전에만 가면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지각했습니다.” 예배 천사는 말했다. “예배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약하군요. 예배를 설교 들으러 오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아요. 온전한 예배가 무엇인지 꼭 깨우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배 천사는 명단 옆에 시간을 적고 지각이라고 표시했다.

설교가 중반에 이르렀다. 피곤해 보이는 한 청년이 하품하며 들어온다. 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예배 천사가 물었다. “왜 이렇게 늦었습니까! 한 시간이라뇨!” 수호천사가 민망한 듯 말했다. “물론 집이 멀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시간에 오는 게 습관이 되어서 그렇습니다. 나는 집이 머니까, 차가 막히니까 늦어도 된다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처음에는 일찍 오지 않았습니까! 신앙을 갖고 감격했던 그 마음을 잊어버린 까닭이지요. 다음에 올 때는 그 첫 마음부터 회복하도록 깨우쳐 주세요.”

예배가 끝났다. 예배 천사는 오늘의 모든 기록을 보고서로 작성했다. 출결과 사유가 담긴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하였다. 그는 곧 하나님 앞에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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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3/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