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고등학교에서 누가 뭐래도 최고의 수재는 초롱이다.
지난 중간고사 때도 일등, 성경 구절 배틀 때도 일등 했다.
게다가 회개 많이 하기 대회에서 3시간을 기도하고도 부족하다며
엉엉 울었던 초롱이었다.
나도 나름 노력하는데...
조건기도도 해보고 작정해서 전도도 하는데
잘하다가도 순간 리듬을 잃고 포기할 때가 많다.
초롱이는 태어날 때부터 천재였나 보다.
부럽다.
나는 초롱이에게 신앙 좋아서 좋겠다고 푸념을 했다.
그러자 초롱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깔깔 웃었다.
“아냐~ 내가 뭘.”
체, 공부 잘하는 애들은 꼭 저러더라.
그러면서 초롱이는 가방에서 노트 하나를 꺼내 보였다.
“이게 뭐야?”
“오답노트”
“오답노트?”
“예전에 내가 하도 말썽을 부리니까 선생님이 써보라고 주셨어.”
초롱이가 갑자기 질문했다.
“너 시험 다 보고 어떻게 해?”
“그거야 문제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하지.”
“대부분 다 그래. 자신의 신앙 점수가 몇 점인지 궁금해하지.
그런데 자기 점수가 올라가지 않는지,
왜 항상 똑같은지 고민하는 애들이 없어.”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놀랐다.
신앙점수가 높았으면 좋겠다, 나는 몇 점일까? 하고
생각한 적은 많지만 그것으로 늘 끝이었다.
그냥 교회 가고 기도하고 그렇게 생활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답노트로 뭘 하는데?”
“신앙 생활하다가 잘 안 되는 부분을 여기에 적어.
여기 새벽기도 부분 보이지?
새벽 시간에 당연히 불이 붙어야 하는데 나는 안 되는 거야.
그럼 분명 나에게 문제가 생긴 거잖아.
이제 어느 부분에서 잘못했는지 살피는 거지.”
“내가 소리 내어 기도하지 않아서인가?
감사기도를 충분히 했나?
아니면 사탄을 물리치는 기도가 약했나?
분석하다 보면 내가 어떤 부분이 약했는지 보이거든.
그것을 확인하고 답을 여러 번 실천해 보는 거야.
그러면 다시는 틀리지 않아.
정말 좋아~ 너도 한번 써봐.”
초롱이는 오답노트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 주었다.
그래 써야지.
써야 하는데...
사실 오답노트 쓰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단지 문제 쓰고 답 행하기가 귀찮았을 뿐.
이제 천국대학 수능도 가까워져 오는데
진짜 정신 바짝 차리고 오답노트 한번 써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