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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은 ‘디지털 디톡스’의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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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인터넷 금식에 꽂혔다. 난생 처음인 거 같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세상이 어수선한 와중에 나도 모르게 뉴스에 빠져들고, 온갖 생각이 뒤엉켜 머리가 무거워졌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월요일 아침, 처음에는 이렇게 하기로 했다. “일단 오늘 하루 인터넷 콘텐츠를 멀리하고, 저녁에 뉴스 하나만 보자.”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의외로 인터넷 금식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새 ‘오늘 하루만’이 아니라 24시간을 온전히 디지털 없이 보내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평소 같으면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심지어 잠자리에 누워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곤 했을 텐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다지 허전하지 않았다. 오히려 몸이 피곤해져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그 순간 조용한 만족감이 밀려왔다.


둘째 날, 화요일 아침. 평소라면 화장실에도 스마트폰을 들고 가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과감하게, 정말 과감하게 빈손으로 들어갔다. 금방 나왔다. (크크)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했다. 솔직히 이 편안함에 놀랐다. 내친김에 좀 길게 한 번 도전해 봐?


언젠가 본 기사 중에 연초마다 금주, 금연, 운동 등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음먹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주변에 자꾸 알리는 것이란 말이 기억나 나도 주변에 “나 인터넷 금식하기로 했어!”란 말을 하니 그게 ‘디지털 디톡스’라고 요즘 젊은 친구들도 많이 시도하는 거란다. 그래? 나도 ‘디디’ 한 번 제대로 해보자. 일주일 밀고 가는 거다.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 일하는 일이 많은 나로서는 ‘디디’를 하면서 불안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오히려 ‘내가 신경쓰던 많은 것들이 실상은 나와 별 관련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떠오르며 마음이 더 편안해졌고, 그 덕분에 틈틈이 책 읽기와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둘째 날도 첫날처럼 평소보다 훨씬 초저녁 일찍부터 피곤해졌다. 순간, 깨달았다. “아, 나도 모르게 인터넷 콘텐츠가 나의 뇌를 자극하여 각성상태로 만들었었구나. 그래서 예전의 시골 사람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하며 장수한 거구나.”


그렇게 나만의 ‘디디’가 성공적으로 이어지던 중, 토요일 새벽 잠언을 접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 나의 ‘디디’가 사실은 내 스스로 결심한 것이 아니었음을 잠언이 말해주고 있었고, 이로써 나의 ‘디디’ 여정은 더욱 의미가 있게 되었다.


- 사람이 필요 없는 시간을 너무 보내서 평생 누릴 복을 뺏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취해 TV, 스마트폰 미디어를 본다. 이는 임시의 삶이다...


- 예수님이 성령과 함께 선생을 가르치기를, “필요 없는 시간을 쓰는 것은 네 성공에 독약과 같다. 사탄 유혹, 너 자신 유혹이다. 고로 필요한 데만 시간 써라. 오직 하나님과 나 예수가 원하는 데만 시간을 써라.” 하셨다. 그래서 필요 없이 TV 보는 것과 노는 것과 잡시간을 5분 이상 안 쓰며 시간 보내기로 결심했다. ‘이것은 필요 없는 시간이다!’ 하며 자르고 끊었다. (2025. 2. 22. 토요일 새벽잠언 중)


원래 깨달았다고 해서 우쭐대는 것은 썩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솔직히 조금 우쭐해졌다. 내가 ‘디디’를 하노라고 떠벌였던 주변 사람 중 한 명에게 우쭐한 마음으로 “나의 ‘디디’는 오늘 잠언을 보니 다 뜻이 있었어!”라고 말하니 이런 반응이 나왔다.


“그런 말씀은 자주 나왔잖아? 특별히 이번만 그런 건 아닌데?”

‘어? 그런가? 맞다. 그렇지. 괜히 우쭐해서 좋아했네. 아, 허탈해.’


근데 그래도 내가 결심하고 실행한 ‘디디’가 절묘하게(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이 같은 잠언으로 마무리되는 타이밍이 내게는 뿌듯함이 되고 있다는 자족감을 갖는 순간 생각지도 않은 다른 깨달음이 왔다.


다른 때도 이런 내용의 말씀이 있었음을 나도 모르는 것이 아닌데 왜 그때마다 이런 깨달음과 이 정도의 자족감을 별로 못 느꼈지?

그것은, 그때는 내가 그 말씀을 몸소 실천하지 않았었기에, 그리고 실천할 결심의 의지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고, 말씀 자체에는 감탄하였을지언정 그런 실천에는 - ‘객관’이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적 시각이란 측면에서 - 객관적으로만 판단하고 머리로만 이해했었다는 반증이었다.

스승은 실천했으니 그리 말씀하실 수 있어 그리 말씀하신 것이고, 그를 따라 실천한, 또는 적어도 실천하려는 자만이 그리 말씀한 뜻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깨달음조차 실천하지 않은 자는 “그거 다 알잖아?” 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머리로만 이해할 것이다.


난생 처음 시도한 것인데 정말 생각지도 않은 ‘디지털 디톡스’의 혜택을 나는 신비롭게 맛보고 있다. 꿈도 많이 꾸는 편인데 꿈의 양상이 꽤 바뀌었다. 조만간 어쩔 수 없이 디지털 노출 수준을 조절할 것이긴 하지만 이 맛을 봤기에 자꾸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것 해보니 뭐든 ‘줄이기’보다 그냥 확 ‘안 하기’가 훨씬 쉽더라. 단 하루라도 확 안 해버려 보시기 바람! 분명 생각지도 않은 혜택을 얻을 것이다.


[by New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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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3/04